
빌바오에서 묵었던 호텔.
동네 이름이 무려 파블로 피카소.
예전 이메일들을 읽어보다가 문득 호텔 예약 메일이 있어 열어보니.
2006년 7월 12일의 기억.
갑자기 싸구려 방의 냄새가 밀려왔다. 약간 비릿하면서 왠지 푸근한 느낌의 방.
창을 열면 앞에 건물과 좁은 도로만 보였고 도로에는 스쿠터가 한대 지나갔다.
지도를 확인해보니 기차역에서 호텔까지는 거의 일직선 도로를 쭉 따라가면 도착하길래 걷기로 결심했으나
그거리는 생각보다 멀었을 뿐이고! 나는 20KG이 넘는 가방을 메고 있었을 뿐이고!
빌바오의 날씨가 선선하지 않았더라면 정말 고행의 길이었을 그길이 선선한 날씨로 인해 좋은 산책이 되었다.
빌바오를 뺑글 뺑글 걸어다니다가 외각지역의 무서운 분위기의 동내에도 들어가보고
구겐하임미술관 앞에서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앉아서 음악을 들어보기도 하고
그야말로 아무거나 해도 좋을 자유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을 자유를 만끽했던 그곳.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그곳.